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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썰] H건설 수시 모집에 붙은 친구

카방클 2025. 8. 12. 11:59
대박입니다. 지난주 수요일, 친구가 H건설 수시모집에 붙었습니다. 25살입니다.
친구는 사실 고등학교때 여친과 사고친 후 아이까지 낳았습니다. 양가 부모님들은 애 지우고 이혼하라고 성화였는데 친구는 차마 생명을 죽이고 여자친구 몸까지 망치는걸 하지 못해서 집에서 쫓겨나 지하 월셋방에 신혼집을 차렸는데요.
객관적으로 학벌도 좀 별로고 (무시하려고 쓴 것 아닙니다.) 별다른 스펙이나 자격증도 없었습니다. 그래서 공장 다니면서 근근히 생활비만 벌어다 살았는데요. 얼마전 친구가 현대건설 수시모집에 별 다른 기대없이 지원했었습니다. 그리고 서류전형에서 통과했죠.
면접날, 현대건설 임원진들이 버티고 있는 면접실에 들어갔더랍니다. 3명이 앉아 계시는데, 다른 사람들에게 질문하는 동안 듣다가 다른 사람들의 스펙에 기가 눌려 포기하는 심정이었답니다.
그런데 한 면접관 분이
"ㅇㅇㅇ씨, 어? 이 나이에 기혼이네요?"
라고 물어서
"네."
라고 짧게 대답했답니다.
그 면접관이
"자식도 있네요, 딸 아이 하나."
그 친구
"네, 아내도 있고 자식도 있습니다."
라고 대답했답니다. 그랬더니 면접관이
"근심이 많은 표정을 하고 계시네. 지금 심정이 어때요?"
라고 물었답니다. 그래서 친구는
"세상을 다 짊어진 기분입니다. 가족들에게 미안합니다."
라고 했답니다. 그러니 잠시 침묵이 흐르다 다른 면접관이
"가족을 책임진다는게 그렇죠, 죽겠지?"
라고 물어서
"예. 무한 책임이니까요."
라고 했답니다. 그랬더니 원래 물었던 면접관이
"이 세상 무게를 다 짊어진 기분, 무한 책임 그거 참 공감 가는데. 그럼 이제 ㅇㅇㅇ씨는 더 이상 무게를 부담하기 힘들겠네. 그럼 우리가 그 무게를 좀 줄여줘도 되겠어요?"
라고 물었답니다.
그 순간 친구 눈이 번쩍 뜨여서 나왔다는 말이
"처 자식 먹여살릴 월급만 제때 나오면 뭐든 합니다. 시켜만 주십시오."
라고 했더니, 면접관이 바로 웃으면서
"처자식 먹여 살리려면 뭘 못해. 알았어요. 당장 다음달 1일부터 출근합시다."
라고 해서 그 자리에서 절 하고 나왔다고 합니다.
그리고는 당당히 부모님과 장인 장모님께 H건설 붙었다고 말씀 드렸다고 합니다. 추석에 새 양복 맞추러 가고요. 그 이야기 듣고 얼마나 잘 됐던지, 제가 기뻤습니다. 이제보니 결혼과 출산이 최고 스펙이었군요. 그 친구는 정말 잘 됐습니다. 기뻐서 올립니다.
기혼의 대딩 횽, 느님들 화이팅.
 
작성일자: 2012.12.21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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